“확실한 증거도 없이 중국 공민을 납치해 국제법을 짓밟은 사건이다.” “중국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창업주 장녀인 멍완저우(孟晩舟·46) 부회장이 지난 12월 1일 캐나다 밴쿠버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런 격한 표현까지 동원해 미국을 비난했다. 멍 부회장은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미국 정부의 요청에 의해 캐나다 당국에 체포됐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도 “이번 체포는 미국의 깡패 같은 행위다” “우리도 미국, 캐나다 기업 고위 임원
2년 전인 2016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리커창 중국 총리는 뉴욕이코노미클럽 연설 때 미 대선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리 총리는 당시 “대선은 미국 국내 문제로, (누가 당선될지에 대해) 할 수 있는 얘기가 극히 제한돼 있다”며 “누가 당선이 되든 미·중 관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답을 했다.리 총리는 말을 아꼈지만 당시 중국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더 낫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클린턴 후보는 국무장관 시절 ‘아시아 재균형 정책(Pivot to Asi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한 해 전인 2011년, 류위안(劉源·67) 당시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상장·우리의 대장급)은 구쥔산(谷俊山) 총후근부 부부장(중장·차관급)의 부패 혐의를 조사 중이었다. 군용 토지 횡령과 토지 매각 리베이트 수수 등을 통해 거부를 쌓고, 이 중 상당액을 당시 군부 실세인 쉬차이허우(徐才厚), 궈보슝(郭伯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수뇌부에 상납한 혐의였다. 구쥔산은 베이징 도심에 수십 건의 토지와 수십 채의 대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고향인 허난성 푸양엔 베이징 자금성을 본뜬 대저택을 짓는 등 호화로
7월 들어 미국과 중국 간 보복 관세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내에서 가장 바빠진 정부 부처는 무역을 담당하는 상무부가 아니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다. 상하이 증시가 출렁이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증권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탓이다.양국 보복관세 발효를 이틀 앞둔 지난 7월 4일 1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6595위안으로, 지난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국가외환관리국장을 맡고 있는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중국은 풍부한 정책
지난 6월 4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2대가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했다. 서쪽으로 기수를 잡은 두 폭격기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난사군도(스프래틀리군도)에서 20마일(약 32㎞)가량 떨어진 지점을 비행하면서 남중국해를 관통해 인도양에 있는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섬에 착륙했다.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고 지금은 중국이 점유한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근처도 지났다. 이튿날인 5일에는 이 항로를 역으로 날아 괌 공군기지로 돌아왔다. B-52H 전략폭격기가 남중국해를 비행한
미국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폴리시’의 중국 담당 기자인 배서니 알렌-에브라히미안(Bethany Allen-Ebrahimian)은 지난 2월 말 미국 조지아주 사반나주립대 저널리즘학부 초청으로 현지 강연을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행사 팸플릿 연사 소개란에 자신의 대만 취재 경력이 쏙 빠져 있었던 것이다.존스홉킨스대와 예일대에서 동아시아를 공부하는 그녀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 대만 등지를 취재하면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도 기고를 해왔다. 중국에서 4년을 살아 중국어에 능숙하고, 국제중국저널리스트협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지난 3월 전격적인 중국 방문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로부터 한 달 뒤 다시 한 번 묘한 행태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지난 4월 22일 밤 황해북도 봉산군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중국 단체관광객 34명을 전용열차를 편성해 중국으로 후송하고, 평양역까지 나와 직접 전송한 것이다. 리진쥔 주북 중국대사와 함께 후송 열차 앞에 선 김정은은 시종 침통한 표정이었다.이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김정은의 행보는 파격적이었다. 사고 다음날인 4월 23일 새벽 평양 주북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애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에서 이뤄진 인민은행 행장 인선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행장으로 선출된 이강(易綱·60) 부행장은 당초 유력한 행장 후보군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교수를 지내다가 돌아온 하이구이(海歸·해외유학파) 출신이다. 해외유학파 출신이 인민은행 행장에 임명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 행장이 겸임해온 인민은행 당 서기에 궈수칭(郭樹淸·61)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 주석이 임명된 것도 의외였다. 이강 행장의 전임으로 15년을 재임했던 저우샤오촨(周小川)은 행장과 당서기를 겸했다.인
지난 3월 17일 중국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5차 전체회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당선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헌법 선서대 앞에 섰다. 왼손은 헌법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 주먹은 어깨 위로 들고 선서를 마친 왕 부주석은 오른손 주먹으로 선서대를 강하게 내리쳤다. 선서대를 내리치는 소리가 회의장 내에 크게 들릴 정도였다. 이어 주석단 자리로 돌아가면서는 상기된 표정으로 시 주석과 악수를 나눴다. 홍콩 빈과일보는 “왕치산이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썼다.이날 전인대 대의원들
올해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정치협상회의)의 최대 정치 이슈가 된 중국 국가주석 임기제한 폐지 작업은 작년 9월에 본격화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정치국회의에서 장더장(張德江) 상무위원을 조장으로, 정치국원 리잔수(栗戰書)·왕후닝(王滬寧)을 부조장으로 하는 헌법개정소조를 구성했다고 한다.장더장이 이 소조의 조장을 맡은 것은 당연한 측면이 있다. 헌법 개정안은 국회 격인 전인대를 통과해야 하는데, 장더장이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이기 때문이다. 리잔수 역시 한 달 뒤에 있을 제1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지난 1월 말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일즈맨’의 진가를 발휘했다. 자신의 감세 정책을 내세워 전 세계 기업가들에게 미국에 투자할 것을 설득력 있게 호소했다.하지만 정작 포럼 현장에서 청중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중국 대표단장으로 온 류허(劉鶴·66) 중국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연설한 중국 특별 세션이었다. 이번 포럼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이 연설하는 세션은 포럼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와브가 직접 사회를